결론부터 말하면, 카피 외주는 '잘 쓰는 사람'보다 '이 업종을 이미 아는 사람'한테 맡겼을 때 수정 횟수가 줄고 실제 비용이 내려갔습니다. 단가가 낮아도 맥락 설명을 세 번 네 번 반복하면 결국 더 비쌉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카피 외주를 반복하면서 정리한 기준입니다.
1. 단가보다 먼저 볼 것 — '수정 포함 여부'와 '납품 범위'
카피 외주 견적을 받아보면 크게 두 구조입니다. 건당 고정 단가형과 패키지형. 처음엔 건당이 싸 보이는데, 수정이 빠져 있으면 금방 뒤집힙니다.
제가 운영하는 소형 가전 쇼핑몰 기준으로, 상세페이지 카피 1건에 8만원짜리 작업자한테 맡겼을 때 수정을 4번 왔다갔다하면서 실제 소요 시간이 2주 넘게 걸렸습니다. 그 다음에 12만원짜리로 올렸는데 수정 2회 포함이었고, 납품이 5일 안에 끝났습니다. 총비용은 올랐는데 제 시간이 줄었고, 그 시간에 다른 걸 했습니다.
납품 범위도 꼭 확인합니다. '카피 작성'이라고 해도 어떤 작업자는 문장만 주고, 어떤 작업자는 문단 구성이나 강조 포인트까지 가이드로 같이 넘겨줍니다. 이 차이가 디자인 작업이나 등록 단계에서 다시 시간을 잡아먹는지 아닌지를 결정합니다.
2. 브리프를 얼마나 쓰느냐가 결과물 품질을 결정합니다
처음엔 '카피는 전문가가 알아서 뽑아주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품 페이지 링크 하나만 달랑 보냈습니다. 돌아온 결과물은 누가 봐도 일반적인 문장이었고, 우리 제품 특성이 전혀 안 들어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브리프 템플릿을 미리 만들어두고 씁니다. 들어가는 항목은 다섯 가지입니다. 타겟 나이대와 구매 계기, 경쟁 제품 대비 우리 제품이 실제로 다른 점, 고객 리뷰에서 자주 나온 단어, 이 카피가 붙을 지면(상세페이지인지 메타 광고 문구인지 스마트스토어 상단 배너인지), 그리고 쓰면 안 되는 표현 목록.
이 브리프를 채우는 데 30분이 걸리는데, 그게 수정 3회를 막아줍니다. 외주 단가가 동일해도 수정이 줄면 결과적으로 싸게 씁니다.
3. 채널별로 카피를 따로 받는 게 오히려 손해인 경우
초반에 상세페이지 카피, 메타 광고 카피, 카카오 친구톡 문구를 각각 다른 작업자한테 맡긴 적 있습니다. 당시 생각은 채널마다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 거라는 거였습니다.
결과는 톤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상세페이지에서 '섬세한 설계'라고 표현한 걸 메타 광고에서는 '튼튼한 내구성'으로 받아왔습니다. 같은 제품인데 다른 제품처럼 보이는 상황이 생겼고, 이걸 다시 통일시키는 데 추가 비용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한 사람한테 채널별 버전을 같이 요청합니다. 단가 협의가 필요하지만, 톤을 다시 맞추는 비용보다는 쌉니다. 단, 이건 한 작업자가 여러 지면을 커버할 역량이 있을 때만 해당합니다. 무조건 몰아준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4. 이건 안 통했습니다 — AI 초안 + 외주 다듬기 구조
비용을 낮추려고 ChatGPT로 초안을 뽑고 작업자한테 다듬기만 맡기는 방식을 써봤습니다. 단가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작업자 입장에서 남의 초안을 고치는 게 처음부터 쓰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했습니다. 결과물도 어색했고, 수정이 오히려 늘었습니다. 두 달 하다가 다시 원래 방식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솔직히 완전히 이해는 못 했는데, 아마 AI 초안의 구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심리가 생기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 방식이 잘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적어도 제 케이스에서는 비용 절감이 안 됐습니다.
한 줄 요약하면, 카피 외주에서 실제 비용을 줄이는 건 단가 협상보다 브리프 품질과 수정 구조를 미리 정리하는 데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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