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뷰티 브랜드 SNS 광고 카피 쓰다가 제대로 말아먹은 경험 공유합니다.
당시 신제품 선크림 런칭 캠페인이었는데, 기획팀에서 '감성적으로 가자'는 방향을 잡았고 저도 거기에 맞춰서 이런 카피를 썼습니다.
"여름을 온전히 느끼는 법, 당신의 피부가 기억합니다"
첫 2주 결과: CTR 0.8%, 전환율 0.3%. 예산 280만 원 거의 날린 수준이었습니다.
문제를 뜯어보니 세 가지였어요.
1. 수치가 없었다 — 경쟁사는 'SPF50+ PA++++, 수분 72시간 지속' 이렇게 스펙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었는데, 저는 감성 한 줄로 때우려 했습니다. 선크림은 기능 카테고리라 구매 전 비교 탐색이 길어요. 감성 카피가 먹히는 건 이미 팬층이 있는 브랜드 얘기입니다.
2. 누구한테 말하는지 불분명했다 — '당신'이라는 말이 사실 아무도 아닌 겁니다. '야외 활동 많은 30대', '메이크업 위에 덧바르는 직장인' 이런 식으로 페르소나를 좁혔어야 했는데, 다 잡으려다 다 놓쳤습니다.
3. 액션 유도가 없었다 — 광고를 보고 나서 사람이 뭘 해야 할지 카피 안에 없었습니다. 감동은 있어도 클릭할 이유가 없는 구조였죠.
카피를 "지성·복합성 피부용 / 모공 막힘 없는 수분 선크림, 지금 샘플 신청"으로 바꾸고 타겟 세그먼트 3개로 쪼개서 재집행했더니 CTR 4.2%까지 올라왔습니다.
감성 카피가 나쁜 게 아니라, 브랜드 인지도·카테고리 특성·노출 위치를 먼저 따지고 써야 한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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