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헬스케어 보조식품 브랜드 배너 광고를 맡았는데, 담당자랑 합의해서 '감성 카피'로 밀어붙이다가 CTR이 반 토막 났던 경험을 공유합니다.
처음 카피는 이랬어요.
"지친 하루, 당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세요"
느낌은 나쁘지 않았는데 결과가 처참했습니다. 노출 12만 회에 클릭 960건, CTR 0.8%. 전 캠페인 평균이 4.2%였으니 사실상 폭망이었죠.
문제를 분석해 보니 세 가지가 겹쳐 있었습니다.
1. 수혜 대상이 모호함
'당신'이라는 단어가 너무 광범위해서 타겟이 자기 얘기로 못 받아들임. 30~40대 직장인 여성 타겟이었는데 누가 봐도 되는 카피가 됨.
2. 행동 유발 요소가 없음
감성에만 집중하다 보니 '그래서 뭘 해야 하는지'가 빠짐. 배너는 0.3초 안에 행동을 유도해야 하는데 여운만 남긴 꼴.
3. 제품 연결성 단절
카피와 이미지는 감성적인데 랜딩은 성분/기능 위주라 맥락이 끊김. 이탈률이 78%까지 나왔어요.
수정 카피는 이렇게 바꿨습니다.
"퇴근 후 손발이 자꾸 붓는다면, 이 성분 먼저 확인하세요"
구체적인 증상 → 행동 유도 → 제품 연결로 흐름을 잡고, 랜딩도 '붓기 원인과 성분 설명'으로 통일했더니 2주 만에 CTR 3.9%까지 회복됐습니다.
감성 카피가 나쁜 게 아니라, 배너처럼 노출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은 매체에서는 '나 얘기구나' 싶은 구체성이 감성보다 먼저라는 걸 그때 확실히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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