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행사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할 것은 포트폴리오나 단가표가 아닙니다. 실제로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지점은 대부분 계약 전 대화에서 이미 예고됩니다. 그 신호를 그냥 넘긴 게 문제였던 경우가 저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 담당자가 누구인지, 미팅 이후에도 그 사람인지
제안 미팅엔 팀장급이 나오고, 실제 운영은 신입이 맡는 구조는 꽤 흔합니다. 계약 전에 "실제로 캠페인을 세팅하고 운영하는 담당자가 누구인지" 직접 물어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그 담당자와 짧게라도 한 번 직접 대화해보는 걸 권합니다. 말하는 방식, 질문에 답하는 속도, 업종 이해도가 그 자리에서 보입니다. 제 경험상 이 한 번의 대화가 계약 이후 커뮤니케이션 수준을 그대로 예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보고 주기와 보고서 형식을 미리 확인합니다
"정기 보고 드립니다"는 대부분 해줍니다. 문제는 그 보고서에 어떤 지표가 담겨 있는지, 해석이 붙는지 여부입니다. 노출수·클릭수만 정리된 엑셀 한 장을 보고라고 보내는 곳도 있고, 수치 뒤에 다음 주 조정 방향까지 짚어주는 곳도 있습니다. 계약 전에 이전 클라이언트에게 실제로 보낸 보고서 샘플을 요청해보세요. 안 보여준다면 이유가 있는 겁니다.
■ 광고비와 대행 수수료가 어떻게 분리되는지 확인합니다
월 300만 원 계약이라고 할 때, 그 안에 광고 집행비가 포함된 건지 수수료만인지 명확히 적혀 있어야 합니다. 구두로 "광고비 별도"라고 했어도 계약서에 없으면 나중에 말이 달라집니다. 플랫폼별로 집행 금액이 얼마인지, 수수료 요율은 어떻게 되는지도 계약서 문면에 직접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네이버 SA, 메타, 카카오 등 채널이 여럿이면 채널별로 명시되어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 중도 해지 조건을 반드시 짚습니다
3개월 계약인데 1개월 차에 성과가 전혀 없을 때 어떻게 되는지, 계약서에 중도 해지 조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확인합니다. "위약금 없이 30일 전 통보로 해지 가능" 같은 문장이 있는지, 아니면 잔여 계약 기간 전체 금액을 물어야 하는지는 케이스마다 다릅니다. 계약 전에 이 부분을 물어봤을 때 불쾌한 반응을 보이는 곳이라면 그게 이미 신호입니다.
■ 계정 소유권이 누구 명의인지 확인합니다
메타 광고 계정, 네이버 비즈니스 계정, 구글 애널리틱스 계정 등이 대행사 명의로 개설되는 경우가 아직도 있습니다. 계약이 끝났을 때 그 계정의 데이터와 히스토리를 온전히 가져올 수 있는지 계약서에 명시되어야 합니다. 쌓인 데이터가 대행사 계정 안에 묶여 있으면 계약 종료 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셈이 됩니다.
계약서 한 장이 나중의 분쟁을 다 막아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계약 전에 이것들을 물어보는 과정에서, 이 대행사와 일이 되겠는지 아닌지는 어느 정도 보입니다.
혹시 계약 전 대화에서 이미 불안한 신호를 느꼈는데도 진행했다가 후회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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