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초보 때 데이터 분석에서 가장 크게 헤맨 건 '어떤 툴을 써야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숫자를 보는 순서가 틀렸고, 보면서 무엇을 판단해야 하는지 몰랐던 게 문제였습니다. 툴은 GA4 하나로도 충분했는데, 그걸 6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1. 처음에 저는 숫자가 많을수록 좋은 줄 알았습니다
당시 운영하던 건 직원 3명짜리 소형 인테리어 업체 온라인 채널이었고, 월 광고비는 5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GA4를 처음 열었을 때 세션수, 사용자수, 이탈률, 참여율, 평균 참여 시간 같은 지표들이 한 화면에 쏟아졌는데, 저는 이걸 다 봐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매주 엑셀에 지표를 20개씩 복사해서 붙여넣고 정리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은 들었는데, 막상 '이번 주 광고 계속 돌려야 하나, 바꿔야 하나'라는 판단이 전혀 안 됐습니다. 숫자는 있는데 결론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가 봐야 했던 건 딱 두 가지였습니다. 유입 채널별 전환수(여기서 전환은 전화 클릭 또는 문의 폼 제출)와, 그 전환이 어느 페이지에서 일어났는가. 나머지는 그다음 문제였습니다.
2. 이벤트 설정 없이 데이터를 봤던 3개월
GA4는 기본 설정만 해두면 페이지뷰랑 세션 정도만 잡힙니다. 전화 클릭이나 버튼 클릭은 별도로 이벤트를 설정해야 추적이 되는데, 저는 그걸 몰랐습니다. 당연히 되는 줄 알았습니다.
3개월 동안 '방문자가 이만큼 왔으니 광고가 잘 되고 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방문자가 전화를 몇 번이나 눌렀는지 전혀 안 잡히고 있었습니다. 구글 태그 매니저로 전화번호 클릭 이벤트를 따로 심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때 확인하니 방문자 대비 전화 클릭률이 예상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페이지는 들어오는데 행동이 없었던 겁니다.
이게 잡혔을 때 비로소 '랜딩 페이지 문제인가, 유입 소스 문제인가'를 파고들 수 있었습니다. 이벤트 설정 없이 세션수만 보는 건 매출 모르고 매출총이익만 보는 것과 비슷한 상태였습니다.
3. 채널 비교를 너무 일찍 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네이버 파워링크와 카카오 모먼트를 동시에 돌리면서 채널 간 성과를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두 채널의 데이터를 같은 기준으로 보려면 UTM 파라미터가 채널별로 정확히 붙어 있어야 하는데, 카카오 쪽 링크에 UTM을 안 달았습니다. GA4에서 카카오 유입이 direct(직접 유입)으로 잡혀버렸고, 두 달치 데이터가 섞인 채로 남아 있습니다.
이건 지금도 복구가 안 됩니다. UTM은 광고 링크 만들 때 처음부터 붙여야 하는데, 나중에 추가한다고 해서 과거 데이터가 고쳐지지 않습니다. 구글 캠페인 URL 빌더 쓰면 5분도 안 걸리는 작업인데, 그때는 그게 왜 필요한지를 몰랐습니다.
4. 이건 안 통했습니다
한때 '데이터 분석을 잘하면 콘텐츠 주제를 데이터로 뽑을 수 있다'는 말을 믿고, GA4 서치 콘솔 연동해서 검색어 데이터를 뽑아 블로그 주제를 정한 적이 있습니다. 방문자가 어떤 검색어로 들어오는지 보고 그 키워드로 글을 더 쓰면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실제로 해봤더니, 서치 콘솔에서 잡히는 검색어 대부분이 '(not provided)'거나 노출은 있는데 클릭이 거의 없는 키워드였습니다. 의미 있는 검색어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려면 트래픽 자체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는데, 월 세션 수백 명 수준에서는 데이터가 너무 얇아서 방향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트래픽이 적을 땐 데이터로 콘텐츠 방향을 정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지금도 그 기준선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 줄 요약: 툴보다 먼저, 무엇을 판단하기 위해 어떤 숫자를 볼 것인지를 정하는 게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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