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건강기능식품 클라이언트 배너 카피 작업하면서 제대로 데인 적 있어서 공유합니다.
당시 '지금 바로 시작하세요', '오늘만 특가' 류 카피가 식상하다 싶어서 감성 카피로 방향을 틀었어요. '당신이 포기했던 그 목표,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식으로요. 내부 리뷰에서 반응이 좋았고, 저도 꽤 자신 있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CTR 4.2%로 나쁘지 않았는데 전환율이 0.3%였어요. 직전 캠페인 전환율이 1.8%였으니까 사실상 폭망한 거죠. 클릭은 했는데 구매로 안 이어진 겁니다.
문제가 뭔지 분석해보니 두 가지였어요.
1. 카피가 제품 카테고리를 전혀 암시하지 않았음. 감성 문구만 보고 들어온 사람들은 '건강기능식품'이라는 걸 랜딩 들어와서야 알게 됨. 기대치 불일치가 이탈로 이어진 거예요.
2. 타겟이 '공감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결책이 필요한 사람'이었음. 40~50대 직장인 대상 피로 개선 제품이었는데, 이 사람들은 감성보다 '얼마나 효과 있냐'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후에 '3주 연속 야근해도 버티는 루틴, ○○정' 식으로 바꿨더니 CTR은 3.1%로 오히려 줄었는데 전환율이 1.6%로 회복됐어요.
카피에서 '내가 멋있다고 느끼는 문장'과 '타겟이 행동하게 만드는 문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공감을 사도 구매 맥락이 없으면 그냥 감동으로 끝나요. 크리에이티브 방향 잡을 때 항상 '이 카피 보고 어떤 사람이 왜 클릭하나'를 먼저 쓰고 시작하는 게 그 이후로 제 기준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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