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1년 반 동안 조회수를 보면서 방향을 잡았는데 그게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초반 3개월은 아예 다른 지표를 봤을 거고, 콘텐츠 포맷도 절반은 바꿨을 겁니다. 이 글은 그 얘기입니다.
■ 처음부터 잘못 잡은 것 — '조회수 높은 영상'을 기준으로 삼은 것
운영하던 계정은 국내 소규모 도예 공방 계정이었습니다.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면서 인스타 릴스를 주 2~3회 올렸고, 반년쯤 지나니까 조회수 몇만 찍히는 영상이 간간이 나왔습니다. 그때부터 '이 포맷이 맞구나' 싶어서 그 스타일 위주로 갔습니다.
근데 나중에 보니까 조회수 높은 영상은 대부분 릴스 피드 추천으로 팔로워가 아닌 사람들한테 뿌려진 거였고, 실제로 저장이나 프로필 방문으로 이어진 비율은 오히려 조회수 낮은 영상들이 더 높았습니다. 인사이트에서 '저장수 / 조회수' 비율을 따로 계산해보고 나서야 알았는데, 그걸 확인한 게 운영 시작 후 11개월째였습니다. 11개월을 엉뚱한 숫자 보면서 방향 잡고 있었던 거죠.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초반부터 저장률이랑 프로필 방문율을 우선 지표로 잡겠습니다. 도구는 인스타그램 인사이트 그냥 쓰면 되고, 별도 툴 없어도 됩니다. 계산이 귀찮을 뿐이지 수치 자체는 다 나옵니다.
■ 포맷 선택에서 바꿀 것 — '제작 시간 짧은 것'부터 찍었던 판단
초반에 영상 편집 익숙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제작이 빠른 포맷 위주로 갔습니다. 흙 반죽하는 장면, 물레 돌리는 장면, 이런 단순 작업 클립들요. 촬영부터 업로드까지 30분 안에 끝낼 수 있으니까 자주 올릴 수 있었고, 그게 좋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 포맷은 비슷한 계정이 너무 많아서 차별화가 안 됐습니다. 알고리즘이 비슷한 영상 묶어서 추천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유입되는 사람들 프로필 보면 실제로 구매할 것 같은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댓글도 '예쁘다' '힐링된다' 수준에서 끝났고, DM 문의는 거의 없었습니다.
나중에 '완성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1분 내로 압축한 영상을 시도했더니 저장수가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제작 시간은 두 배 넘게 걸렸지만, 프로필 방문이나 하이라이트 클릭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달랐습니다. 지금 다시 한다면 제작 편의보다 '이 사람이 구매를 고민할 때 다시 찾아볼 영상인가'를 기준으로 포맷을 골랐을 겁니다.
■ 이건 안 통했습니다 — 트렌드 사운드 맞추기
릴스 초반에 유행하는 사운드 쓰면 추천 잘 된다는 말 많이 돌잖아요. 저도 그 말 믿고 한 두 달은 트렌드 사운드 찾아서 거기에 영상 맞추는 방식으로 했습니다. 릴스에서 '인기 급상승' 사운드 탭 보면서 매주 골라서 썼습니다.
결과는 조회수가 오른 영상이 몇 개 있긴 했습니다. 근데 그게 사운드 때문인지 영상 자체가 좋았던 건지 구분이 안 됐고, 더 큰 문제는 트렌드 사운드에 맞추려다 보니 영상 흐름 자체가 어색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공방 특성상 영상 분위기가 조용하고 차분한 편인데, 거기에 빠른 비트 사운드 얹으니까 콘텐츠 자체가 이상해졌습니다.
몇 번 해보고 관뒀는데, 사실 왜 트렌드 사운드가 효과 있다고 하는지 메커니즘을 아직도 정확히는 모릅니다. 업종이나 계정 성격에 따라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그냥 제 콘텐츠 분위기에 맞는 사운드 쓰는 쪽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부분은 아직도 확신이 없습니다.
■ 그나마 지금도 유효한 것 — 첫 1초와 마지막 액션 설계
이건 여전히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영상 첫 1초에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는 방식이 이탈률을 줄이는 데 실제로 체감됩니다. 과정 먼저 보여주고 완성품 마지막에 나오는 구성 vs 완성품 먼저 보여주고 '어떻게 만들었냐면' 으로 이어가는 구성, 둘을 같은 소재로 비교해봤을 때 후자가 평균 시청 완료율이 더 높았습니다.
마지막 액션은 '저장해두세요'보다 구체적인 맥락을 붙이는 쪽이 나았습니다. '다음에 주문할 때 참고하려면 저장' 이런 식으로요. 효과가 극적으로 달라지는 건 아니었고, 조금 낫다는 수준입니다. 과장하고 싶지 않아서 이 정도로만 씁니다.
한 줄 요약하면, 숏폼은 조회수로 방향 잡으면 길이 엉뚱한 데로 납니다. 저장률이랑 프로필 방문율이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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