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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율 낮다고 랜딩 고쳤다가 오히려 망한 이유 — 소형 건강기능식품 기준

결론부터 말하면, 전환율이 낮을 때 랜딩페이지를 먼저 건드리는 건 제 경우엔 틀린 순서였습니다. 데이터가 '랜딩 문제'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실제 원인은 유입 트래픽의 질이었습니다. 랜딩을 세 번 갈아엎는 동안 문제는 그대로였습니다.


■ 전환율 수치만 보고 랜딩부터 손댔던 과정

작년 초, 직원 3명짜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에서 메타 광고를 직접 운영했습니다. 월 광고비는 약 120만 원 수준이었고, GA4 기준 랜딩페이지 전환율이 0.8% 언저리에서 꼼짝을 안 했습니다. 업계 평균이 1.5~2%라는 얘기를 어디서 보고 나서, 당연히 랜딩이 문제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석 달 동안 상세페이지 카피를 두 번 바꾸고, CTA 버튼 위치도 위로 올리고, 후기 섹션도 앞으로 당겼습니다. 결과는 0.8%에서 0.9%로 소폭 올랐고, 그마저도 다음 달에 다시 0.8%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변동인데, 그때는 '방향은 맞는데 더 해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판단의 근거가 전환율 숫자 하나였으니까요.


■ 유입 세그먼트를 쪼개고 나서야 보인 것

세 번째 랜딩 수정을 준비하다가, 한 번만 유입 데이터를 먼저 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GA4에서 소스/매체별로 전환율을 세그먼트해서 봤더니 숫자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메타 광고 유입의 전환율은 0.4% 수준이었고, 네이버 브랜드검색이나 직접 유입은 2.3~3%였습니다. 전체 평균이 0.8%였던 건 이 두 트래픽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랜딩은 사실 제 역할을 하고 있었고, 문제는 메타 광고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온도 자체였습니다.

메타 광고 소재를 확인해보니 '가격 비교'나 '무료 증정' 관련 소재가 클릭률이 높았고, 그게 구매 의도가 낮은 사람들을 대거 끌어오고 있었습니다. 소재 클릭률은 좋은데 전환이 안 되는 전형적인 패턴이었는데, 저는 그걸 랜딩 문제로만 읽고 있었습니다.

세그먼트 분리는 GA4 기본 기능으로 할 수 있고, 탐색 보고서에서 '세션 소스/매체'를 행으로 놓고 전환 이벤트를 열로 추가하면 됩니다. 설정 5분짜리 작업인데, 이걸 세 달 뒤에야 했습니다.


■ 소재 방향 바꾸고 나서 달라진 것 — 단, 애매하게

메타 광고 소재를 '가격 소구' 위주에서 '성분 설명'과 '복용 루틴' 위주로 바꿨습니다. 클릭률은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처음엔 겁이 났는데, 메타 광고 유입의 전환율이 0.4%에서 0.9% 수준으로 올라왔습니다. 랜딩은 하나도 안 건드렸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전체 전환 건수 자체가 크게 늘었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클릭 모수가 줄어서 전환율이 올라도 절대 건수는 비슷했습니다. 소재 온도를 올리면 CPA가 개선되는지, 아니면 클릭 모수를 늘리는 쪽이 맞는지는 지금도 실험 중이고 아직 결론이 없습니다.


■ 이건 안 통했습니다

세그먼트를 쪼개고 나서, '그럼 메타 광고 오디언스 자체를 좁히면 되겠다'고 판단해서 건강 관심사 + 40대 이상으로 오디언스를 타이트하게 좁혔습니다. 이건 오히려 CPM이 뛰어서 같은 예산으로 노출 자체가 줄어버렸습니다. 전환율은 소폭 올랐지만 노출이 줄어서 전환 건수는 떨어졌습니다.

오디언스를 좁히는 게 트래픽 온도를 높여준다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월 120만 원 수준의 예산에서는 오디언스를 좁히면 알고리즘이 학습할 데이터 자체가 부족해지는 문제가 먼저 생겼습니다. 예산 규모에 따라 이 조언이 안 맞을 수 있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데이터 분석에서 제가 가장 오래 걸린 건, 숫자가 맞아도 '뭘 보고 있는지'가 틀리면 엉뚱한 결론이 나온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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