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얘기입니다. 혼자 운영하는 수제 가죽 소품 쇼핑몰이고, 스마트스토어 기준으로 월 광고비는 네이버 쇼핑 입찰에 35만원 정도 쓰고 있었어요. 객단가는 평균 5만 8천원 선.
그때 제가 꽂혔던 게 상세페이지 첫 문단이었어요. 기존 문구가 너무 밋밋하다 싶었거든요. '오래 쓸수록 멋이 나는 가죽입니다' 같은 식이었는데, 어디서 읽은 글에서 '감성보다 기능을 먼저 말해야 전환이 오른다'는 얘길 보고 거기에 꽂혀버렸습니다. 그래서 첫 문단을 '식물성 무두질 가죽, 두께 1.8mm, 3년 사용 후기 포함'으로 싹 갈아엎었어요.
결과는 클릭률이 올랐습니다. 상세페이지 진입 수가 기존 대비 약 22% 늘었어요. 근데 구매 전환율이 전달 3.1%에서 1.9%로 내려앉았고, 실제 주문 건수는 오히려 4건 줄었습니다. 클릭은 늘었는데 매출은 빠진 거예요.
처음엔 광고 쪽 문제인 줄 알았어요. 입찰 키워드가 바뀐 건 없나 확인하고, 경쟁사 신제품 들어온 거 없나 플레이스 둘러보고, 리뷰 새로 달린 것도 뒤졌는데 딱히 이상한 게 없었어요. 그냥 계절 탓인가 싶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핫자(Hotjar) 히트맵을 열어봤는데, 사람들이 상세페이지 중간 어딘가에서 스크롤을 멈추는 게 보였어요. 예전에는 첫 문단 아래 감성 사진이 크게 있었는데, 제가 리뉴얼하면서 그걸 스펙 텍스트 블록으로 덮어버린 거더라고요. 눌러서 들어온 사람들이 스펙 보다가 '어, 생각보다 딱딱하네' 하고 나간 것 같았어요.
안 통했던 시도는, 그 텍스트 블록 폰트 크기랑 색상 바꿔서 일주일 더 돌려본 거였어요. 가독성 문제겠거니 싶어서요. 근데 수치는 그대로였습니다. 결국 사진을 다시 위로 올리고, 스펙은 아래에 접이식 탭으로 뺐더니 전환율이 조금 올라왔어요. 2.6% 정도로 회복했는데, 원래 3.1%까지는 아직 못 돌아왔어요.
솔직히 말하면 '기능을 먼저 말해야 한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닐 텐데, 수제 가죽처럼 처음부터 감성으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들한테는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업종 자체가 이성보다 감성으로 먼저 끌어당겨야 하는 카테고리였던 거 아닐까 싶은데, 이게 제 쇼핑몰 특성인지 가죽 소품 카테고리 전반의 얘기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비슷한 감성 카테고리 운영하시는 분들, 상세페이지 첫 화면에서 감성이랑 스펙 중에 어느 쪽을 앞에 놓으셨을 때 더 됐나요?
커머스 관련 글
더 보기
댓글 0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