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채널별 전환 수치만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면 틀릴 확률이 높습니다. 저는 인스타그램 광고가 '전환 0건'으로 찍히는 걸 보고 3주 만에 껐는데, 나중에 보니 그 채널이 구매 직전 탐색 경로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걸 뒤늦게 확인한 건 GA4 다중 채널 유입 경로 보고서를 열어보고 나서였습니다.
1. 전환이 '0'으로 찍혀도 기여는 따로 봐야 하는 이유
저는 의류 소품을 파는 작은 쇼핑몰을 혼자 운영하고 있고, 월 광고비는 인스타그램과 파워링크 합쳐서 50만 원 안쪽입니다. 규모가 작다 보니 광고비 한 푼이 아까워서, 전환이 안 찍히면 바로 예산을 옮기는 식으로 운영해왔습니다.
문제는 GA4 기본 보고서가 '마지막 클릭' 기준으로 전환을 집계한다는 거였습니다. 고객이 인스타 광고 → 네이버 검색 → 파워링크 순서로 들어와서 결제를 했으면, 파워링크한테만 전환 1건이 잡힙니다. 인스타는 0건.
이걸 확인하려면 GA4에서 '광고 > 기여 분석 > 전환 경로' 메뉴를 열어야 합니다. 여기서 채널별로 '첫 번째 터치'와 '마지막 터치' 기여 수치를 비교해보면, 인스타가 첫 진입점이었던 구매 건이 어느 정도 있는지 보입니다. 제 경우에는 3주치 데이터를 뽑아보니 인스타가 첫 접점이었던 구매가 전체의 30% 가까이 됐습니다. 채널을 끄기 전에 이걸 먼저 봤어야 했습니다.
2. 기간 비교를 잘못 설정하면 숫자가 거짓말을 합니다
전환 경로 문제를 알고 나서, 이번엔 기간 비교 보고서를 열심히 들여다봤습니다. '이번 달 vs 지난달'로 설정해두고 트래픽이 줄었다, 늘었다 판단하는 식이었는데, 이게 또 함정이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소품 카테고리는 주말 구매 비중이 높습니다. 이번 달에 주말이 4번이고 지난달에 3번이면, 아무것도 안 바꿔도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걸 모르고 '이번 달 광고가 효과 있었다'고 혼자 좋아했다가, 다음 달 주말 수가 줄면서 수치가 빠지자 '광고가 갑자기 왜 이러지?' 하고 헷갈렸습니다.
요일 구성이 다른 월끼리 비교할 땐 '전년 동기'나 '동일 요일 수 기준 직전 4주'로 비교하는 게 낫습니다. GA4에서는 기간 비교를 커스텀으로 설정할 수 있으니, 기간 설정 전에 달력부터 한 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3. 세션 수 올랐는데 매출이 그대로일 때 먼저 볼 것
이건 최근 두 달 사이에 직접 겪은 일입니다. 블로그 포스팅 몇 개가 검색 유입을 타면서 세션이 꽤 늘었는데, 매출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처음엔 '상품이 문제인가' 싶었는데, 랜딩 페이지별 이탈률을 뜯어보니 블로그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상품 페이지 진입 전에 이미 빠지고 있었습니다.
GA4에서 '방문 페이지 + 세그먼트(유기적 검색)'를 조합해서 보면, 채널별로 어느 페이지에서 이탈이 집중되는지 나옵니다. 제 경우엔 블로그 유입이 메인으로 들어오는데, 메인에서 카테고리로 넘어가는 클릭이 검색광고 유입 대비 절반도 안 됐습니다. 콘텐츠로 들어온 사람과 구매 의도로 들어온 사람은 행동 자체가 다르다는 걸, 수치로 보고 나서야 실감했습니다.
4. 이건 안 통했습니다
한동안 Looker Studio에 GA4 연동해서 자동 대시보드를 만들어두면 매일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틀 정도 설정하는 데 시간을 꽤 썼고, 보기 좋은 그래프도 만들었습니다.
근데 안 봤습니다. 일주일 지나니까 창을 열지 않게 됐고, 결국 GA4 보고서 탭을 직접 들어가는 게 더 빠르다는 걸 알았습니다. 대시보드를 세팅하는 데 쓴 시간 동안 그냥 보고서를 읽었으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혼자 운영하는 규모에서 대시보드 자동화가 의미 있으려면, 매일 들여다봐야 할 지표가 정말 고정돼 있어야 하는데 저는 그 단계까지 못 갔습니다. 아직도 어떤 지표를 고정으로 볼지 정하는 게 더 어렵습니다.
채널 끄기 전에 기여 경로 한 번만 봤어도 3주를 날리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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