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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이 순서는 바꿉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1년 넘게 '콘텐츠 퀄리티'에 매달리다가 정작 계정이 노출되는 구조를 완전히 놓쳤습니다.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콘텐츠보다 계정 설계를 먼저 잡고, 릴스보다 저장·공유 유도를 먼저 고민할 겁니다.


■ 프로필 설계를 맨 마지막에 했던 게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저는 소규모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공방을 운영하면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석 달은 제품 사진 찍는 데만 집중했어요. 조명도 바꾸고, 배경지도 맞추고. 그런데 팔로워는 거의 안 늘었고 도달도 300~500명 수준에서 꼼짝을 안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프로필 바이오에 아무 설명이 없었어요. '핸드메이드 주얼리'라고만 써있고,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어떤 사람한테 맞는 건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검색 알고리즘이 이 계정을 어떤 카테고리로 분류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던 거죠. 지금 다시 한다면 첫날 프로필 키워드부터 잡을 겁니다. 이름 필드에 '홍길동'이 아니라 '핸드메이드 반지·목걸이 공방'처럼 검색되는 단어를 박는 방식으로요. 이게 인스타그램 내부 검색에 영향을 준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았습니다.


■ 저장수를 신경 쓰기 시작하면서 수치가 조금 달라졌습니다

6개월쯤 됐을 때 인사이트를 뜯어봤는데, 좋아요는 평균 80~120개인데 저장은 3~5개밖에 안 됐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좋아요가 반응의 기준인 줄 알았는데, 저장이 낮으면 알고리즘이 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끝나는 콘텐츠'로 보고 확산을 잘 안 시켜준다는 걸 뒤늦게 파악했습니다.

그때부터 '저장할 이유'를 콘텐츠 안에 억지로라도 넣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제품 사진 하나만 올리던 걸 '이 소재 고를 때 이렇게 구분하면 됩니다'처럼 정보를 얹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결과적으로 저장수가 게시물당 20~30개 수준까지 올라갔고, 팔로워 증가 속도도 체감상 조금 빨라졌습니다. '조금'이라고 쓰는 게 맞습니다. 劇적인 변화는 아니었어요.


■ 해시태그에 쏟은 시간, 솔직히 대부분 낭비였습니다

초반에 해시태그 조합에 진심이었습니다. 대형·중형·소형 해시태그 30개 조합, 경쟁이 낮은 틈새 태그 발굴 같은 방법들 다 써봤어요. Planoly도 써보고, 태그 분류 스프레드시트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게시물이 터졌을 때 확인해보면 해시태그 유입보다 '탐색 탭' 유입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해시태그가 효과가 없다는 게 아니라, 해시태그를 정교하게 세팅하는 것보다 콘텐츠 자체가 저장·공유를 유발하는 게 훨씬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겁니다.

지금이라면 해시태그 조합 연구에 한 시간 쓸 바에 캡션 첫 줄 다듬는 데 그 시간을 쓸 것 같습니다. 캡션 첫 줄이 더보기 전에 보이는 유일한 문장이거든요.


■ 이건 안 통했습니다 — 릴스 매일 올리기

어느 시점부터 '릴스를 자주 올리면 계정이 산다'는 말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그래서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릴스를 올렸어요. 퀄리티는 당연히 떨어졌고, 조회수는 오히려 그 전보다 낮아졌습니다. 계정 전체 도달도 줄었고요.

왜 그렇게 됐는지 정확한 이유는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저한테는 주 3~4회 올릴 때보다 주 1~2회 올리면서 저장·공유 지표가 높은 콘텐츠에 집중하는 게 지표상으로도 나았습니다. 업종이나 팔로워 규모에 따라 다를 수 있어서 '매일 올리세요'나 '덜 올리세요' 둘 다 단정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저한테는 양보다 저장율이 훨씬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지금 인스타그램이 잘 안 풀린다면, 콘텐츠 퀄리티 전에 계정 구조와 저장 유발 요소를 먼저 보는 게 순서상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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