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에 핸드메이드 가죽 소품 스마트스토어를 시작했어요.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고, 당시 광고비는 월 15만 원 정도였습니다. 제품은 자신 있었는데 상세페이지 카피를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없었어요.
그때 제가 한 건 레퍼런스 수집이었습니다. 잘 팔린다는 스토어들 상세페이지를 30개쯤 캡처해서 쭉 읽었어요. 읽고 나서 든 생각이 '아, 문장이 세련돼야 하는구나'였습니다. '일상에 스미는 가죽의 온기', '손에 닿는 순간 달라지는 하루' 같은 식으로요. 그걸 따라서 썼습니다. 나름 공들여서.
결과는 클릭 대비 찜 비율이 낮았고, 구매 전환은 거의 없다시피 했어요. 한 달에 주문이 서너 건 정도. 뭐가 문제인지 몰라서 문장을 더 다듬었습니다. 더 세련되게. 지금 생각하면 완전히 엉뚱한 방향이었는데, 그때는 '아직 글이 덜 좋아서'라고만 생각했어요.
두 달 쯤 지나서 지인이 스토어를 보더니 한 마디를 했어요. '이거 두께가 얼마야? 지갑이 두꺼우면 바지 주머니에 잘 안 들어가서.' 그 말이 머릿속에서 한동안 맴돌았습니다. 상세페이지 어디에도 두께, 무게, 펼쳤을 때 크기 같은 게 없었거든요. 저는 감성적인 문장을 고르고 있었는데, 사람들은 사기 전에 확인하고 싶은 게 따로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 카피를 거의 다 뜯어고쳤어요. 두께 몇 mm, 카드 몇 장 들어가는지, 세월이 지나면 색이 어떻게 변하는지. 감성 문구보다 이런 걸 앞으로 꺼냈습니다. 완성도 있는 문장보다 '이거 사도 되겠다'는 판단을 도와주는 정보 위주로요.
바꾸고 나서 첫 달에 주문이 열한 건으로 늘었어요.劇적인 변화라고 하기엔 애매한 숫자지만, 그전까지 꿈쩍도 안 하던 게 움직이긴 했습니다.
안 통했던 건 '후기 느낌으로 쓰기'였어요. '실제로 써보니 지갑이 얇아졌어요' 같은 식의 가상 후기 말투를 써봤는데, 오히려 어색하게 읽혔는지 그 버전에서는 오래 머물다 그냥 나간 흔적이 더 많았습니다. 왜 그랬는지는 솔직히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지금도 여전히 카피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어요. 정보를 주는 것과 읽히게 만드는 것, 이 두 개를 동시에 잡는 게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고요.
핸드메이드나 수공예 쪽 하시는 분들, 처음 상세페이지 카피 쓸 때 어디서부터 시작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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