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이야기입니다. 저는 직원 없이 혼자 운영하는 수제 양초 온라인 쇼핑몰이고, 당시 스마트스토어 월 광고비는 35만 원 안팎이었습니다. 매출은 월 150~180만 원 사이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고, 그게 한 6개월째 계속됐어요.
그때 제가 내린 결론이 '상세페이지 카피가 문제다'였습니다. 내가 쓴 글이 너무 밋밋하고 상품 설명에만 치우쳐 있다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프리랜서 플랫폼에서 카피라이터를 찾아서 상세페이지 카피 3종을 맡겼습니다. 비용은 총 28만 원이었어요. 나름 포트폴리오도 보고 고른 분이었는데, 결과물이 왔을 때 뭔가 어색했습니다. 문장이 나쁜 건 아닌데 우리 제품 얘기 같지가 않았어요. '감성을 담은 빛'이라든가 '일상의 특별한 순간' 같은 표현들. 틀린 말은 아닌데, 양초 팔면서 누구나 쓸 수 있는 문장들이었습니다.
그래도 믿고 올렸습니다. 결과는 2주 후에 봤는데 전환율이 오히려 소폭 내려갔어요. 0.9%에서 0.7%로. 크진 않지만 올라야 할 게 내려갔으니까 신경 쓰였죠.
그다음 달에 이것저것 열어봤습니다. 스마트스토어 분석 탭에서 상품별 유입 경로랑 클릭 흐름을 보다가 한 가지가 눈에 걸렸어요. 제가 직접 쓴 상품 중에 유독 '재구매' 유입이 높은 게 있었습니다. 그 상품 상세페이지를 다시 읽어봤더니, 제가 별생각 없이 써놓은 문장이 있었어요. '불 켜면 처음엔 캐러멜 냄새가 나고 10분쯤 지나야 바닐라가 올라와요.' 이게 다였는데, 리뷰에 그 표현을 그대로 쓴 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그게 뭔가 다르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카피라이터가 쓴 문장은 '이 제품이 얼마나 좋은가'를 설명하는 방향이었고, 제가 쓴 문장은 '이 제품이 어떻게 되는가'를 그냥 적어놓은 거였어요. 저는 그게 그렇게까지 다를 거라 생각 못 했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상품들 카피를 제가 직접 다시 썼습니다. 향 퍼지는 순서, 타는 속도, 불 끄고 나서 굳는 모양까지. 다음 달 전환율은 1.4%까지 올랐고, 매출은 230만 원으로 처음으로 200을 넘었어요.
근데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게 카피 때문인지, 그달 계절 수요가 맞아떨어진 건지. 재현이 안 되는 경험이라 이걸 원칙으로 삼아도 되나 싶기도 해요. 외주 카피가 안 맞은 건지 그 분이 안 맞은 건지도 구분을 못 했고요.
비슷하게 상세페이지 카피 직접 쓰는 분들, 어떤 부분 쓸 때 가장 반응이 달라지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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