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인스타그램 지표가 오른다고 매출이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저는 석 달 동안 팔로워가 두 배 가까이 늘고 게시물 저장수도 꽤 나왔는데 실제 방문은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때서야 숫자를 보는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습니다.
1. 올랐던 숫자가 어디서 온 건지를 몰랐습니다
저는 서울 마포구에서 테이크아웃 위주 소형 카페를 운영하고 있고, 인스타그램을 직접 관리한 지는 8개월 됐습니다. 팔로워가 늘기 시작한 건 감성 사진에 해시태그를 많이 붙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는데, 인사이트를 제대로 들여다보니 팔로워 유입 경로 중 해시태그 비중이 60%를 넘었고 그중 대부분이 '#카페스타그램', '#감성카페' 같은 광역 태그였습니다.
문제는 그 태그로 들어온 사람들이 동네 근처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거였습니다. 팔로우하고 저장하고 끝이었습니다. 실제로 '마포', '합정', '상수' 같은 지역 키워드로 들어온 계정 비중은 한 자리 퍼센트였습니다. 지표는 올랐지만 매출로 이어질 사람이 없었던 겁니다. 이걸 세 달 만에 확인했다는 게 지금도 아쉽습니다.
2. 지역 유입인지 아닌지를 먼저 거르는 방법
인스타그램 인사이트에서 '도달한 계정' 탭 들어가면 팔로워/비팔로워 비율이랑 노출 위치를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해시태그 도달 비중'과 '홈 피드 도달 비중'을 비교하면 대략 파악이 됩니다. 팔로워 기반 홈 노출이 높을수록 실제 관심 있는 사람이 보는 거고, 해시태그 비중이 압도적이면 그냥 훑고 지나가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 방향을 바꿨습니다. 광역 해시태그를 줄이고 지역명 + 업종 조합(예: #합정카페, #마포테이크아웃)만 남겼습니다. 팔로워 증가 속도는 확실히 줄었습니다. 대신 게시물당 프로필 방문 수와 '길 찾기' 버튼 클릭이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었고, 한 달 기준으로 길 찾기 클릭이 월 40건에서 70건대로 올라간 정도입니다.
3. 저장수 높은 콘텐츠가 방문으로 안 이어진 이유
'저장수 높으면 알고리즘에 유리하다'는 말만 믿고 레시피 콘텐츠, 음료 꿀팁 같은 걸 올렸습니다. 저장수는 팍 올랐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얘기인데, 레시피 저장하는 사람이 카페에 올 이유가 없습니다. 저장수 높은 게시물이 어떤 성격의 콘텐츠인지를 안 봤던 겁니다.
지금은 콘텐츠를 두 가지로 나눠서 올립니다. 하나는 알고리즘용(감성 사진, 트렌디한 소재)이고, 하나는 방문 유도용(오늘의 메뉴 변경, 한정 음료, 자리 사진)입니다. 방문 유도용은 저장수가 거의 안 나옵니다. 대신 스토리 반응이나 DM이 가끔 옵니다. 이 둘을 같은 잣대로 평가하면 방문 유도용이 항상 '성과 없는 콘텐츠'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게 함정이었습니다.
4. 이건 안 통했습니다 — 릴스로 커버하려 했던 시도
지표가 안 올라오자 릴스를 시작했습니다. 숏폼이 도달이 넓다고 해서 한 달에 8개 정도 올렸고, 편집도 나름 신경 썼습니다. 조회수는 일부 영상이 수천 회 나왔습니다. 근데 매출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하고 있는데, 하나는 콘텐츠가 여전히 지역 타겟이 아닌 광역 감성이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릴스를 보다가 프로필로 넘어오는 사람 자체가 적다는 겁니다. 릴스 특성상 넘기는 속도가 빠르고 팔로우로 이어지는 비율도 낮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솔직히 아직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릴스 조회수 = 유입 가능성' 공식이 카페 같은 로컬 업종에서는 특히 안 맞는다는 건 직접 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릴스에 쏟은 시간이 약 한 달이었는데, 그 시간을 플레이스 관리나 단골 응대에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가끔 납니다.
지표가 오른다고 매출이 따라온다는 보장은 없고, 어떤 경로에서 온 숫자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는 게 이 석 달이 남긴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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