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필름 시공 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 포함 세 명이고, 온라인은 스마트스토어 하나랑 자사 홈페이지 하나, 광고는 두 채널 합쳐서 한 달에 60만원 안팎으로 쓰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긴 건 올봄이었어요. 홈페이지 유입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상담 문의가 거의 안 오는 상황이 두 달쯤 이어졌습니다. GA4 열어보니 이탈률이 눈에 띄게 높더라고요. 찾아보면 죄다 같은 말이었습니다. 이탈률이 높으면 페이지에 문제가 있는 거다,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한다, 첫 화면을 개선해라.
그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첫 화면 문구 바꾸고, 시공 사례 사진 순서 재배열하고, 모바일에서 버튼 위치도 올렸습니다. 두 달 동안 손댈 수 있는 건 거의 다 손댔어요. 이탈률은 조금 내려갔습니다. 그런데 문의 수는 그대로였어요. 오히려 어떤 주는 더 적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혹시 이탈률이 문제가 아닌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다시 GA4를 열어서 이번엔 이탈률 말고 다른 걸 봤습니다. 어떤 페이지에서 이탈이 일어나는지, 유입 경로별로 나눠서요. 그러다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이탈률이 높은 유입 중에 상당수가 '인테리어 필름 가격'이나 '필름 시공 비용' 같은 키워드로 들어온 사람들이었어요. 그리고 저희 페이지 어디에도 가격 정보가 없었습니다. 단가를 문의를 통해서만 알 수 있게 해뒀거든요. 고객 입장에서는 가격 알려고 들어왔다가 없으니까 그냥 나간 거였던 거죠.
안 통했던 시도를 하나 고르자면, 첫 화면에 '무료 방문 견적'이라는 배너를 크게 넣은 거였습니다. 전환을 높이려고 한 건데, 오히려 가격 정보를 찾던 사람들한테는 '여기선 가격을 모르겠다'는 신호가 됐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그 이후로 평균 단가 범위 정도는 페이지에 노출하기 시작했고, 문의가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고, 확실히 늘었다 할 만한 수준입니다.
솔직히 아직 잘 모르는 게 있습니다. 이탈률 자체가 제 업종에서 얼마나 의미 있는 지표인지요. 시공 업종은 어차피 즉시 구매가 없고 비교를 많이 하는 카테고리라서, 이탈률 낮추는 게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들 이탈률 낮추라고 하는데, 업종마다 다른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비슷한 업종 하시는 분들, 이탈률 지표를 실제로 어떻게 쓰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처럼 한참 엉뚱한 걸 붙잡고 있다가 돌아오신 분 있으면 어떻게 판단하셨는지도 들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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