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처음에 제가 보던 지표가 틀린 게 아니라 '그 지표로 결정해선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세션 수 늘고, 유입 키워드도 다양해지고, CTR도 괜찮았는데 매출은 석 달째 제자리였습니다. 방향을 바꾸게 된 건 데이터를 더 많이 봐서가 아니라 보는 순서를 바꾸면서였습니다.
1. 처음에 뭘 보고 있었는가
저는 당시 월 광고비 60~70만원 수준에서 스마트스토어 하나를 운영하고 있었고, 주력 카테고리는 반려동물 소모품이었습니다. GA4를 붙인 지는 약 4개월쯤 됐을 때였고, 매일 확인하던 건 세션 수, 신규 사용자 비율, 그리고 유입 소스 정도였습니다.
수치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오가닉 유입이 늘고 있었고, 네이버 쇼핑 유입 비중도 올라가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계속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정산 보면서 이상하다 싶었던 게 객단가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세션은 늘었는데 주문 금액 합계는 거의 그대로였으니까요.
처음엔 그냥 시즌 영향인가 했습니다. 그게 판단 미스였습니다.
2. 방향을 틀게 된 데이터 — '어디서 이탈하는가'를 처음 봤을 때
GA4에서 '유입 경로별 전환율'을 처음 제대로 뜯어본 건 약 3개월 차였습니다. 그 전까지는 전환율을 전체 단위로만 봤는데, 소스/매체별로 쪼개서 보니까 구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네이버 쇼핑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전환율이 낮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직접 유입 쪽이었는데, 재방문 비율이 높은 데 비해 재구매 전환이 거의 없었습니다. 즉 한 번 산 사람이 다시 오긴 오는데 안 사고 나가는 구조였던 겁니다.
이걸 보고 나서 GA4에서 '참여 세션당 전환율'을 소스별로 나눠서 보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집중 방향을 신규 유입 확대가 아니라 재방문자 대상 전환 구조 개선으로 틀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재방문자에게 보이는 상품 상세 페이지 내 교차 추천 위치를 바꾸고, 장바구니 이탈 시 노출되는 문구를 손봤습니다.
결과는 극적이지는 않았고, 약 6주 뒤에 재방문 전환율이 조금 올랐습니다. 얼마나 올랐는지 정확한 수치를 여기 쓰기엔 변수가 많아서 단정짓기 어렵고, 체감상 그 구간에서 객단가가 회복되기 시작한 건 맞습니다.
3. 분석 방향 바꿀 때 실제로 쓴 도구 순서
쓴 도구는 GA4, 네이버 애널리틱스, 그리고 스마트스토어 통계 탭이었습니다. 별도 유료 툴은 없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쓴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GA4에서 소스·매체별 전환율을 유입 채널 기준으로 분리해서 봤고, 그 다음에 스마트스토어 통계에서 재구매율 추이를 기간 비교로 뽑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애널리틱스에서 재방문자 행동 흐름을 봤는데, 여기는 GA4보다 데이터가 직관적이지 않아서 결국 GA4 위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분석 자체는 하루 1~2시간 정도씩 약 2주 들였습니다. 이 시간이 아깝지 않았던 건, 그 전까지 방향이 틀렸다는 걸 확인하는 데 2주가 걸렸다기보다, 어디를 봐야 하는지 감이 잡히는 데 그 정도 필요했다는 게 맞습니다.
4. 이건 안 통했습니다
방향을 바꾸기 전에 한 가지 시도한 게 있었는데, 유입 키워드를 다각화하면 전환이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고 봤던 겁니다. 그래서 블로그 콘텐츠 방향을 바꿔서 연관 키워드를 더 많이 커버하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세션은 늘었고, 신규 유입 키워드 수도 늘었는데 전환은 그대로였습니다.
당시 제 논리는 '유입이 다양해지면 그중에 살 사람도 늘겠지'였는데, 실제로는 살 의도 없는 유입이 늘어난 것에 가까웠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지금도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하고, 키워드 선별 기준이 문제였는지 콘텐츠 구성이 문제였는지 그때 제대로 분리해서 보지 못했습니다. 그냥 '유입 늘리는 방향'이 이 상황에선 답이 아니었다는 것만 확인했습니다.
데이터 분석에서 방향을 바꾼다는 건 결국 '뭘 보느냐'가 아니라 '지금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느냐'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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