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혼자 운영하는 홈 인테리어 소품 제작 공방입니다. 주문 제작 위주라 객단가가 건당 8만~35만원 사이고, 월 유튜브 운영 외에 별도 광고비는 거의 없었어요. 채널 구독자는 작년 말 기준으로 1,100명 정도였고요.
작년 11월쯤에 커뮤니티 글이든 유튜브 관련 영상이든 어딜 봐도 '지금은 쇼츠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이 넘쳤습니다. 알고리즘이 쇼츠 채널을 밀어준다, 롱폼은 초반에 유입 자체가 안 생긴다, 쇼츠로 팬 만들고 롱폼으로 전환하라는 식이었어요. 저도 솔직히 롱폼 하나 찍는 데 편집까지 하루 반나절은 걸리니까 '이거 효율이 맞나' 싶던 참이었거든요. 그래서 12월부터 6주 동안 롱폼을 완전히 멈추고 쇼츠만 올렸습니다. 1분 이내 제작 과정 클립, 완성품 보여주는 영상, 이런 걸 일주일에 4~5개씩요.
조회수는 올랐습니다. 쇼츠 영상들이 건당 2,000~8,000뷰 정도 나왔고, 구독자도 6주 사이에 230명 정도 늘었어요. 숫자만 보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기간에 주문 문의 DM이나 댓글이 거의 없었어요. 12월 한 달 매출이 제가 유튜브 시작한 이후로 가장 낮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전달 대비 주문 건수가 절반 아래로 떨어졌어요.
처음엔 12월 비수기 영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1월에 롱폼을 다시 올리기 시작하면서 슬슬 뭔가 보이더라고요.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롱폼 영상들의 시청 지속 시간을 다시 꺼내봤는데, 예전에 올렸던 15~20분짜리 영상들이 평균 시청 시간이 9분에서 11분 사이였어요. 댓글에도 '어디서 주문할 수 있어요', '이 원목 자재 어디서 구해요' 같은 게 달려 있었고요. 쇼츠 댓글은 '예쁘다', '대박'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구매로 이어질 만한 댓글이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놓쳤던 건, 제 업종 고객이 충동으로 사는 게 아니라는 거였어요. 주문 제작이고 단가가 있으니까, 영상 보면서 '이 사람 믿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야 문의가 오는 구조였던 거죠. 롱폼은 그 판단을 만드는 시간을 줬는데, 쇼츠는 그걸 다 날려버렸어요.
안 통했던 시도도 있었습니다. 롱폼 돌아오면서 쇼츠를 완전히 끊지는 말고 일주일에 하나 정도는 병행하면 어떨까 싶었는데, 그게 오히려 편집 시간만 늘리고 두 쪽 다 어중간하게 됐어요. 결국 지금은 롱폼 위주에 쇼츠는 한 달에 한두 개 정도로 줄였습니다.
다만 솔직히 아직도 모르겠는 게 있어요. 쇼츠로 구독자 늘리고 그 사람들이 롱폼으로 넘어온다는 논리, 저는 6주 동안 실제로 그 흐름을 못 봤는데, 더 길게 했으면 달랐을까요. 아니면 업종 자체가 그 공식이 안 맞는 건지, 아직 명확하게 결론을 못 내렸습니다.
비슷한 고단가 주문 제작 업종이신 분들, 유튜브 쇼츠 병행해보셨을 때 어떠셨나요?
유튜브·숏폼 관련 글
더 보기
댓글 0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