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GA4 숫자가 틀린 게 아니라 제가 그 숫자를 잘못 읽고 있었습니다. 세션 수 오르고, 전환율 숫자도 나쁘지 않았는데 매출은 빠지는 이상한 구간이 있었고, 저는 거기서 데이터를 더 파고드는 게 아니라 데이터가 보여주는 숫자만 골라서 믿었습니다. 그게 문제였습니다.
1. '전환율'이라는 숫자를 그냥 믿었을 때 생기는 일
운영하는 곳은 소품류 판매 온라인 쇼핑몰이고, 월 광고비는 메타 기준 40~60만 원 사이였습니다. GA4에서 전환 이벤트를 purchase로 설정해두고 대시보드 숫자를 매주 확인했는데, 어느 시점부터 전환율이 2% 초반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쇼핑몰 치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주문 수와 맞춰보니 GA4가 잡아낸 purchase 이벤트 수가 실제 주문 건수보다 많았습니다. 처음엔 그냥 지나쳤고, 두 번째 확인할 때도 '원래 조금 차이나는 거 아닌가' 하고 넘겼습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결제 완료 페이지가 새로고침될 때마다 이벤트가 중복 발화되고 있었습니다. 중복 제거 처리가 안 된 상태였던 거고, 저는 그 부풀어 오른 숫자를 기준으로 광고 예산을 배분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전환율이 거의 반이었습니다. 그걸 인지하기까지 넉 달이 걸렸습니다.
2. '많이 보는 페이지'를 개선 기준으로 삼으면 안 된 이유
GA4에서 페이지별 조회 수를 보면 어떤 상세 페이지에 트래픽이 몰리는지 나옵니다. 저는 그 상위 페이지들을 집중적으로 개선하면 전환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두 달에 걸쳐 이미지 교체, 카피 수정, 상품 구성 재정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페이지들은 조회는 많지만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은 상품들이었습니다. 반대로 조회는 적어도 구매 전환이 잘 되는 상품 페이지가 따로 있었는데, 저는 거기엔 거의 손을 안 댔습니다. GA4에서 '세션당 구매 전환' 기준으로 페이지를 보면 순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그냥 조회 수 순으로만 보고 있었던 겁니다.
두 달이 지나고 나서 탐색 보고서에서 페이지별로 purchase 이벤트를 교차 분석해보고 나서야 이걸 알았습니다. 탐색 보고서 기능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쓸 일 없다고 생각해서 안 쓰고 있었습니다.
3. 채널별 기여 분석을 믿고 예산 옮겼다가 생긴 일
GA4 기본 보고서의 채널 그룹별 전환 수를 보면 어느 채널이 구매를 만들어내는지 나옵니다. 제 경우엔 Organic Search 전환이 메타 광고보다 훨씬 높게 찍혀 있었고, 저는 그걸 보고 광고비를 줄이고 블로그 콘텐츠 쪽에 시간을 더 쏟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GA4 기본 기여 모델은 '마지막 클릭'이 기본입니다. 메타 광고는 처음 유입을 만들었는데 구매는 나중에 검색으로 들어와서 했으니까 Organic으로 잡히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게 맞는 말이라는 건 글로는 알고 있었습니다. 근데 실제 숫자 앞에서는 그냥 'Organic이 잘 되고 있구나'로 읽어버렸습니다.
기여 모델을 선형이나 위치 기반으로 바꿔서 보면 채널별 기여 수치가 달라집니다. 그렇게 보고 나서 메타 광고 비중을 원래대로 돌렸습니다. 예산 줄였던 기간이 약 두 달이었고, 그 구간 매출이 빠졌는데 Organic 강화 효과인지 광고 축소 영향인지 솔직히 지금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이건 안 통했습니다 — 코호트 분석으로 재구매 잡으려 했던 시도
GA4 탐색 보고서에 코호트 분석 기능이 있고, 재구매 패턴을 보는 데 쓸 수 있다고 해서 써봤습니다. 구매 후 몇 주 안에 다시 오는지 보려고 했는데, 소규모 쇼핑몰 특성상 주당 purchase 이벤트 수 자체가 워낙 적다 보니 코호트가 의미 있는 패턴을 보여줄 만큼 데이터가 안 쌓였습니다.
숫자가 너무 작으면 변동이 커서 추세를 읽을 수가 없고, 그걸 기준으로 '이 주에 유입된 사람들이 재구매율이 낮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완전히 엉뚱한 방향으로 갑니다. 월 주문 수가 어느 수준 이상은 돼야 이 기능이 의미 있다는 걸 한 달 써보고 나서 알았습니다. 지금은 안 씁니다.
데이터를 보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어떤 전제로 보느냐가 결과를 완전히 바꿉니다. 같은 GA4 화면인데 전제가 틀리면 틀린 결론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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