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을 전면에 내세워라.' 마케팅 관련 글 읽다 보면 거의 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할인율이든 무료 제공이든, 고객이 얻는 걸 제일 먼저 보여줘야 클릭이 늘고 전환이 된다고.
저는 인테리어 필름 시공 업체를 혼자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가정집 주방이나 가구 리폼 의뢰를 받는데, 팀이 따로 없고 제가 견적부터 시공까지 다 합니다. 블로그 포스팅이랑 네이버 플레이스 설명 문구에 힘을 좀 주기로 한 게 올해 초였고, 카피 방향을 바꿔가며 대략 두 달 정도 다르게 써봤습니다.
처음엔 다들 하는 대로 했습니다. '주방 필름 시공 최대 ○만원 절감', '당일 견적 무료', '재료비 부담 없이'같은 식으로. 블로그 글 상단에도 혜택 문구를 크게 올리고, 플레이스 소개 첫 줄도 그걸로 채웠어요. 조회수는 그 전보다 조금 올랐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견적 문의 자체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약간 줄었습니다.
처음엔 그냥 계절 문제인가 싶었습니다. 봄 이사철도 좀 지난 시기라 그러려니 했고. 근데 어느 날 새로 들어온 의뢰인이 상담 중에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사장님 블로그 보다가 잠깐 다른 데 보고 왔는데, 거기는 뭔가 이벤트 업체 느낌이라 좀 그랬어요.' 그게 다른 업체 얘기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제 블로그였습니다.
그때부터 다시 들여다봤습니다. 제 블로그 글을 처음 보는 사람 입장에서 위에서부터 읽어봤는데, 진짜로 이벤트 현수막 같았습니다. 할인, 무료, 빠른 시공. 정작 내가 어떤 방식으로 시공하는지, 필름을 어떻게 고르는지, 어떤 집에는 어떤 필름이 맞는지 같은 내용은 아래쪽에 밀려 있었습니다. 플레이스 소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래서 카피 방향을 바꿨습니다. 혜택 문구를 없애진 않았는데, 위치를 뒤로 뺐습니다. 대신 첫 부분에 '이런 경우에 연락 주시면 됩니다'라는 식으로, 제가 주로 하는 작업 범위와 판단 기준을 먼저 썼어요. 그냥 읽어봤을 때 '이 사람이 이 일을 오래 했구나' 싶은 느낌이 먼저 오도록요.
결과는 애매합니다. 조회수는 좀 줄었습니다. 근데 견적 문의는 비슷하거나 약간 늘었어요. 뭔가 확실히 달라진 건 문의 내용인데, 이전엔 '얼마예요?'로 시작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저희 집 상황이 이런데 가능할까요?'로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습니다.
안 통한 것도 있었습니다. 시공 과정 사진을 카피 대신 넣으면 되겠다 싶어서 블로그에 작업 과정 이미지를 여러 장 올려봤는데, 문의에는 별 영향이 없었습니다. 이건 왜 그런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혜택 강조가 정답이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닐 텐데, 적어도 단가가 낮지 않고 현장 상태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시공 업종에서는 그게 오히려 역효과일 수 있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직 확신은 없고, 두 달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비슷한 업종이 아니더라도, 혜택 카피보다 다른 걸 앞에 뒀더니 오히려 나아졌다는 경험 있으신 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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