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산에서 소규모 한정식 도시락 납품을 하고 있습니다. 주 고객이 기업 행사나 관공서 회의인데, 업력은 4년 됐고 지금도 저 포함 셋이서 돌리는 작은 곳입니다.
올해 초부터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랑 블로그 포스팅 위주로 홍보를 했는데, 이상하게 문의 전화가 두 종류로 갈렸습니다. 하나는 '제일 싼 거 얼마예요'로 시작하는 전화, 다른 하나는 '행사 날짜가 언제인데 구성이 어떻게 되냐'고 물어보는 전화. 전자가 훨씬 많았고, 전자는 거의 다 성사가 안 됐습니다.
처음엔 그냥 가격대 문제겠거니 했습니다. 단가를 조금 낮춰봤는데도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 다음엔 사진이 문제인 줄 알고 도시락 배치를 다시 찍어서 올렸습니다. 반응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두 달을 이쪽에 썼는데 문의 성격 자체가 안 바뀌더라고요.
전환점은 생각보다 사소한 데서 왔습니다. 어느 날 블로그 포스팅을 다시 읽어봤는데, 제가 쓴 첫 문장이 '합리적인 가격의 정성 도시락'이었습니다. 저는 그냥 겸손하게 쓴다는 생각으로 썼던 건데,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렴한 도시락'으로 읽힐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저희 단가가 동네 배달 도시락보다 꽤 높거든요. 상견례나 임원 회의 납품을 주로 하다 보니.
그래서 첫 줄을 '합리적인 가격'에서 '격식 있는 자리에 맞춘 구성'으로 바꾸고, 메뉴 설명도 재료 원산지 나열 대신 '어떤 자리에 어울리는지'를 중심으로 다시 썼습니다. 총 열 줄 남짓 고쳤고, 사진은 그대로였습니다.
그 다음 달부터 문의 전화 성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제일 싼 거'로 시작하는 전화가 줄고, 날짜랑 인원수를 먼저 말하는 전화가 늘었습니다. 확 바뀐 건 아니고 체감상 절반 정도, 그 절반 중에서 실제 납품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전보다 높아진 느낌입니다.
아직도 모르는 게 있습니다. 카피 방향을 바꾼 게 효과가 있었던 건지, 아니면 그 시기에 블로그 포스팅 노출이 자연스럽게 올라간 건지 정확히 분리가 안 됩니다. 변수를 하나씩 통제하면서 테스트할 여력이 없다 보니 원인을 딱 잘라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비슷한 업종이 아니어도 궁금한데, 텍스트 한두 줄 바꿨을 때 문의 '질'이 달라진 경험 있으신 분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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